하루키 소설 100번 읽은 사람이 쓰는 하루키 소설의 장점
무라카미하루키의 시대는 갔습니다. 이건 뭐 뜬금 없지만 당연한 이야기죠... 시대는 흐르고 유행은 바뀌고 사람은 늙습니다.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은 단 하나도 없어요. 저와 여러분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이를 먹고 있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늙어가고 있습니다.
하루키는 성실합니다. 작가가 되기 전에 와인바 같은 것을 운영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인데요... 자영업으로도 말아 먹지 않고 나름대로 괜찮은 성공을 거두었고 본인의 와인바에서 쓴 작품으로 수상을 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 합니다.
뭐 굴곡 없는 인생이 있겠냐마는 나름대로 탄탄대로.... 일본 최고의 작가, 세계 최고의 작가 반열에 들지도 모르는 무라카미 하루키 입니다.
저는 하루키를 까내려고 이 글을 시작한 것이 아니고 순수하게 팬심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는데요...그야말로 하루키의 모든 장편소설을 다 읽었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단 한권도 빼놓지 않고 전부 다 읽은 것 같네요.
라떼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는데요... 라떼는 하루키가 대세 였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상실의 시대]라는 작품이 책 좀 읽는다는 남녀, 특히 지적임을 추구하는 여성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작품의 폭발성 덕분에 , 그리고 일본인 작가라는 독특함과 더불어 우리나라 작가와는 다른 그 특유의 결 때문에 하루키는 패션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든 안읽든 하루키 소설이 한권 가방안에 있으면 폼나 보이기도 했구요... 또 여자를 꼬시기에도 아주 좋았습니다. 뭔가 예술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 같은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어디까지나 라떼의 이야기 입니다.
어쨌든 라떼는 우리 모두가 하루키패션을 즐겼습니다. 하루키를 논했고 하루키를 읽었으며 그 공간 안에서 부유하고 떠다니기를 원했죠. 책은 그야말로 엄청나게 팔렸습니다. 그리고 매일 달리기를 하는 성실한 하루키는 그야말로 성실하게 계속 책을 써냈고 또 히트 시켰고 또 히트 시켰습니다.
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한국의 뛰어난 작가로는 이외수님이 있었죠. 이분은 학교선생님 출신인데 실제 학교선생님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교대출신 입니다. 이분은 기인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구요, 또 자신이 글을 쓰는 방 밖에 자물쇠를 채우게 해서 아예 자기를 가둬두고 글을 썼다고 하는 매우 기이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훗날 트위터가 대세이던 시절에는 청년의 목소리가 되시기도 했는데요...어쨌든 기인, 더러운 것 같은 이미지, 4차원일 것 같은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작년에 하늘로 다시 돌아가셨죠. 이분도 글은 기가 막히게 쓰시던 분이었습니다.
하루키 역시 일단은 젊은 아저씨 같은 외모여서 스타성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그의 글들은 세련 되었고 무엇보다도 생활의 흔적이 없었죠... 뭐랄까요... 공중공원 이라는 표현을 자신의 책에서 하는데 그 표현이 딱 맞는 글들을 계속 생산 했습니다.
저는 어쨌든 하루키의 장편소설을 읽고 또 읽는 사람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같은 작품을 반복해서 보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제가 같은 작품을 반복해서 보지 않는 사람인지 알았어요. 그런데 하루키의 소설만은 의외 입니다. 다시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기쁨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하루키 소설의 최대 특징은 바로 작품의 휘발성에 있습니다. 무슨 작품을 읽어도 너무나 재미있는데 다 읽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안납니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걸까요? 아니면 애초에 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없었던 걸까요? 하루키를 연구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아무튼 제가 생각하는 하루키 장편소설의 가장 큰 특징 입니다.
최근에는 1Q84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10년쯤 전에 제가 읽었던 소설입니다. 당시에는 소설 속 덴고와 나이가 같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입을 하고 봤는데 여전히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한문장으로 줄이기도 어렵고 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낼 수가 없네요. 그렇다면 제가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일까요? 이래뵈도 제가 학창시절에 국어쪽은 꽤 잘하던 사람 입니다.
이미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는 즐거움이 분명히 존재 합니다. 이건 아는 분들만 아는 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그리고 제가 다시 읽는 유일한 소설이 바로 하루키의 장편소설 입니다. 1Q84를 다시 읽고 있는 지금.... 작년쯤에 다시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네요. 해변의 카프카도 어느 미래에 세번째로 읽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체 몇번 읽어야 줄거리가 기억이 날까요? 아까 말씀 드렸죠? 하루키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휘발성 입니다. 같은 작품을 10번 읽어도 기억이 안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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